"내년 세계 경제 하락" 더블딥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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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계 경제 하락" 더블딥 논란 가열
  • 경기타임즈
  • 승인 2009.10.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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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국은행 가능성 일축 불구 학계 우려 목소리

경기가 일정부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 이후 세계 경제가 다시 가라앉으면서 우리나라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경기가 상승하다가 다시 하강하는 이른바 '더블딥'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등 현 경제팀은 더블딥 가능성을 크지 않게 보고 있지만 실제로 더블딥이 나타날 경우 전세계가 겪은 경제적 고통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 "지금 회복세는 허상, 위험성 높다"

더블딥 가능성을 크게 보는 학자나 경제전문가들은 의외로 많다. 최근 각국의 경제지표가 좋아지면서 낙관론이 득세했기 때문인지 오히려 이달 들어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지난 14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세계 경제가 내년에 심각한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빠른 회복세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이며 회복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각국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세계가 (대공황의) 벼랑 끝에서 벗어났다"면서 "앞으로 경기부양책을 한 번 더 써야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빌 로즈 씨티그룹 부회장도 15일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내년에 더 큰 문제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도 이날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내년 이후 세계 경제에서 `더블딥'이 발생할 가능성은 25%를 넘는다"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다른 경제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눠봐도 더블딥 가능성이 30% 안팎"이라면서 "이는 분명히 위험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더블딥 요인으로는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 소멸 ▲낮은 유동성 회전속도 ▲신용 축소에 따른 소비 부진 ▲부실 대출자산 증가 등이 꼽힌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도 "세계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정부가 채권을 발행하거나 세금을 걷어 만든 인공적 부양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내년이나 내후년이 되면 인공적 부양책이 결국 `빚'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도 "위기 이후 회복세는 매우 취약할 것"이라면서 "심각한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수요가 위축돼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 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금도 대통령 경제특보로써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도 "출구전략을 쓰면 재정이 어려워져서 디플레이션이 되고, 출구전략을 안쓰면 인플레이션으로 문제가 생긴다"면서 "(세계경제)의 더블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정부 "더블딥 가능성 희박"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더블딥 가능성이 아주 작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일부에서 더블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견해"라면서 "내년 이후에 성장세가 완만하게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더블딥으로 간다는 전망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윤 장관은 "올해 0% 가까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내년에는 4% 성장을 할 것"이라면서 올해와 내년에 급격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국정감사에서 더블딥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한국 경제의 움직임은 W자형은 아니며 마이너스 가능성은 없다"면서 "한국경제는 완만한 상승세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한국경제의 올해 연간 성장률은 0∼-1% 사이에 있을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3∼4%대로 예상된다"고 낙관했다.

이처럼 경제 정책 당국자들이 더블딥 가능성을 일축하는 데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최근 들어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리먼 사태에 버금가는 충격이 다시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15일 다우지수가 경제 위기 이전 수준인 1만선을 돌파하는 등 확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삼성 등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수출과 내수가 차츰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4분기로 갈수록 경기 회복세는 완만해지겠지만 더블딥처럼 경제가 다시 곤두박질을 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최근 더블딥 가능성을 놓고 말이 많은데 정부는 우리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전분기 대비 1%씩만 성장해도 올해 성장률은 당초 정부 목표치보다 훨씬 좋은 마이너스 0%가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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