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국제연극제, 일부 해외 초청작...불꽃놀이 소품사용 '불허'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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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국제연극제, 일부 해외 초청작...불꽃놀이 소품사용 '불허'논란
  • 전철규 기자
  • 승인 2013.05.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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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연극제가 24일부터 28일까지 화성행궁 등 일원에서 열린다.

수원화성연극제는 올해로 17회째를 맞는다.

그러나 수원 화성국제연극제 일부 해외초청작이 무대에 오르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

연극제의 소품으로 사용되는 '불꽃놀이'때문이다.


관할 경찰서가 소규모 '불꽃'이 소품으로 사용되는 이들 공연을 '문화재 안전' 이유로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지역 예술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이 오는 24일부터 5일간 화성 행궁광장 일대에서 개최하는 제17회 화성국제연극제에는 국내 9개 작품과 해외초청(7개국) 8개 작품 등 30여개 작품이 상연된다.

이번 연극제의 콘셉트를 '비언어극(None verbal)'으로 정한 문화재단은 스페인 극단 '작사'의 30년된 퍼포먼스극 '마법의 밤'과 '불꽃의 바다(2회)'를 폐막작 등으로 상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연극제에선 이 작품들을 관람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경찰이 이 작품들에 사용될 무대소품용 불꽃을 못 쓰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중부서 한 관계자는 "공식적인 불허 통보는 하지 않았지만 허가가 힘들 것 같다"며 "공연 장소가 문화재보호구역 내여서 화재위험 때문에 화약류(불꽃)는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재단에선 공중으로 쏘아올리는 '폭죽'과 다른 소품용 '불꽃'이라고 설명하나 관련 법에선 똑같다고 봐야 한다"며 "비영리 문화행사여서 최대한 배려하려 했지만 문화재법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수원시와 재단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대에서 사용될 불꽃은 공중으로 쏘아지는 폭죽류가 아니라 배우들이 손에 들고 공연하는 소품으로 불꽃은 주변 1∼5m가량만 퍼진다.

또 공연 무대는 행궁에서 70∼90m가량 떨어져 화재위험은 거의 없다는게 시의 주장이다.

문화재단 대표까지 나서 두 차례나 경찰서를 방문, 이같은 내용을 설명했지만 연극제 개막을 사흘 앞둔 22일까지도 불꽃 사용허가는 나지 않고 있다.

연극제 주최측 관계자는 "연극제 개막 날짜는 코 앞인데다 해당 극단도 입국해 공연준비가 한창인데 경찰이 허가를 내 주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수원시 한 관계자는 "관할 경찰은 안전문제를 검토해 '화약류 사용허가 지침'에 따른 허가여부를 결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문화재 관련 규정은 관할 관청인 문화재청과 수원시 간의 문제인데 경찰이 문화재법을 운운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예술작품의 일부분이라고 아무리 설득을 해도 통하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시는 경찰이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현상변경 허가를 얻어올 것을 요구한 만큼, 이번 공연이 현상변경 대상인지 여부를 문화재청에 질의해 놓은 상태다.

지역 예술계는 경찰의 불허방침을 놓고 '예술에 대한 무지' 탓이라고 지적한다.

김훈동 수원예총 회장은 "예술세계를 행정의 잣대로 재단해서는 안된다"며 "국제적인 행사가 관할 경찰의 융통성 없는 판단 탓에 제대로 개최되지 못한다면 지자체를 넘어 국가적인 망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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