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KT가 프로야구 10구단 평가에서 전북·부영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확정됐다.
11일 오전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장에서 이사회가 끝난 뒤 "전날 22명 외부 평가위원들의 채점 총점 결과 개인별 점수로 볼 때 KT쪽에 높은 점수를 준 위원이 많았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경쟁에서 수원-KT가 높은 점수를 받은 가장 큰 요인은 '시장성'으로 풀이된다.
11일 제1차 이사회를 마친 한국야구위원회(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전날 이뤄진 평가위원회의 자세한 채점 결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평가 항목별로 수원-KT가 앞선 부분에 대한 분석과 프레젠테이션 내용 등도 정식으로 10구단 가입이 승인되는 총회 이후에나 공개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날 양 총장이 귀띔한 평가 결과를 들여다보면 수원-KT가 우위를 점한 요인을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양 총장은 "지속적인 구단 운영 능력과 프로야구가 스포츠 산업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부분 등에서 조금 더 후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탄탄한 대기업인 KT와 100만이 넘는 인구의 수원이 손을 잡으면서 앞으로 프로야구를 더욱 발전시킬 만한 매력을 갖춘 셈이다.
2년 전부터 10구단 창단을 위해 발벗고 나선 수원은 자체 인구가 많은 뿐더러 안양, 성남 등 주변에도 여러 대도시가 인접해 많은 팬을 모을 잠재력이 크다.
프로야구 4개 구단이 자리를 잡은 서울·인천에서 1시간 거리밖에 안 떨어져 있어 홈뿐만 아니라 원정 경기에서도 흥행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전북이 '지역 안배'를 내세웠지만 수원의 폭발력 있는 시장성을 넘을 만한 매력은 부족했다.
2011년 말 기준으로 매출액 20조 원이 넘은 거대 기업인 KT도 좋은 평가에 힘을 보탰다.
프로야구는 그동안 쌍방울 레이더스, 현대 유니콘스, 해태 타이거즈 등 모그룹의 경영 악화나 지원 중단 등으로 여러 구단이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한 번 구단이 사라지면 리그를 정상화하는 데 큰 힘이 드는 만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는 큰 규모의 회사가 버티고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컸다.
전북과 손잡은 부영 역시 자산 규모가 12조원대에 이르는 대기업이지만 규모 면에서 KT를 앞서긴 어려웠다.
여기에 KT는 야구발전기금으로 무려 200억원을 내놓는 '깜짝 행보'를 더해 80억원을 적어낸 부영보다 한 걸음을 더 앞서나갔다.
전북도청의 설명에 따르면 이 밖에도 수원과 KT는 예산 5천억원을 들여 돔구장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많은 야구인의 '숙원'인 돔구장을 언급해 인프라 확충과 발전 가능성을 부각시킨 셈이다.
여기에 경기도가 인구 40만명 이상 도시에 6곳의 실업 야구단을 창단하겠다는 약속으로 아마추어 야구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