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와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영어마을 공동 조성사업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외대가 용인시에 영어마을 명칭변경을 요청해 양측의 공방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외대는 용인캠퍼스 내에 조성을 추진 중인 영어마을의 명칭을 '글로벌 빌리지'로 변경하겠다는 뜻을 용인시에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외대는 "다문화 사회에 발맞춰 영어에 국한된 교육기관이 아닌 중국어를 포함,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동시에 체득할 수 있는 보다 넓은 범위의 글로벌 빌리지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지역은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거듭나고 있어 글로벌 빌리지가 조성되면 글로벌 언어 및 문화 교육의 실질적인 수행을 위한 중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도와 정부 차원의 지원도 당부했다.
대학 관계자는 그러나 "조성규모나 비용면에서는 기존과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용인시는 현재로서는 한국외대의 요청을 검토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용인시는 영어마을 사업에 대한 투자규모를 당초 440억원에서 88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하고 지난 2일 최후통첩 형식의 세 번째 공문을 보내고 나서 오는 15일까지 외대 측이 답신해줄 것을 요구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시가 보낸 세 차례 공문에 대한 답변을 아직 듣지 못한 상태"라며 "명칭이나 운영계획 변경은 앞서 보낸 공문에 대한 외대의 답변을 받고 나서 그 다음에 논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김학규 용인시장은 "운영적자를 시 예산으로 보전해주는 협약내용은 독소조항으로, 시 재정여건상 이행할 수 없다"며 "88억원만 지원하고 법인 자체 수익금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업을 전면 백지화할 수밖에 없다"고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