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수원시 제1부시장 100일...시민중심 행정 가조...공직자들, ‘우리 정책을 팔지 못하면 시민에게 버림받는다’는 생각으로 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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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수원시 제1부시장 100일...시민중심 행정 가조...공직자들, ‘우리 정책을 팔지 못하면 시민에게 버림받는다’는 생각으로 일해야
  • 이해용 기자
  • 승인 2017.05.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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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제1부시장 100일 인터뷰..이 부시장은 시민중심 행정 가조...공직자들, ‘우리 정책을 팔지 못하면 시민에게 버림받는다’는 생각으로 일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경기타임스

[경기타임스] “하루하루는 길었는데, 100일은 정말 금세 지나간 것 같습니다. 늘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민에게 꼭 필요한 정책을 펼치겠습니다.”

지난 2월 24일 제35대 수원시 제1부시장으로 취임한 이한규 부시장이 6월 3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만난 이 부시장은 “우리 시에 굵직한 현안이 많아 무척 바쁘게 100일을 보냈다”면서 “우리 시의 행정 수요는 광역단체에 못지않은데, 인력은 기초자단체 수준이라 공직자들이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 부시장 취임 전후로 수원시에는 많이 일이 있었다. 2월 16일 국방부가 수원·화성 군 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를 선정했고, ‘광교 비상취수원변경’ 문제도 있었다. 또 개최중심 도시로서 FIFA U-20 월드컵대회를 준비했다. 미세먼지는 유난히 기승을 부려 시민들을 고통스럽게 했다.

이 부시장은 “성남·부천시와 같은 대도시 행정(부시장)을 경험한 후 우리 시에 부임했는데, 인구 100만 이상 도시 행정은 여느 대도시와는 또 달랐다”며 “광역 행정에 버금가는 행정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수원시 도시안전통합센터를 방문한 이한규 부시장.ⓒ경기타임스

“집무실을 찾아오는 공직자들 얼굴이 상당히 지쳐 보입니다. 우리 시 공직자들 능력은 광역 행정을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하지만, 행정수요보다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습니다. ‘광역행정 수요에 기초단체 수준 인력’이라는 불균형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특례시 지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 부시장은 수원시 최대 현안으로 ‘광교 비상취수원 변경’을 꼽았다. 광교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시민단체는 반대하고 있다.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이 부시장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에 대한 권한은 환경부에 있는데, 갈등에 대한 책임은 우리 시가 지고 있다”며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직자, 광교 주민, 시민단체, 환경부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로 하려고 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환경을 보호하면서 광교 주민들이 겪는 불편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인내심을 갖고 고민하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FIFA U-20 월드컵 자원봉사자 발대식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하고 있는 이한규 부시장(오른쪽 양복 ).ⓒ경기타임스

이 부시장은 시민의 건강과 직결된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수원시는 4월 이 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원시 미세먼지 저감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수원시 홈페이지·앱에서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 정보를 제공하고, 시민들 의견을 듣는 ‘미세먼지 플랫폼’도 구축했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의 20%가량은 이웃 도시에서 건너오는 오염원입니다. 이웃 지방자치단체들이 함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추진해야 효과가 큽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계절에 살수차를 함께 운행하는 등 협력이 필요합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자체들이 이른바 ‘공기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 부시장은 시민들에게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며 ‘대중교통 이용하기’, ‘자동차 공회전 하지 않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해 달라고 부탁했다.

새 정부의 핵심 정책은 ‘일자리 만들기’이다. 이 부시장은 수원시가 ‘공공 일자리 만들기 모델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방분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가 추진하는 일자리 정책은 거시적입니다. 각 지자체가 ‘지역 특색에 맞는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청년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분권형 국가가 되면 지자체가 일자리 정책을 미시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부시장은 “지방자치 최고의 가치는 ‘정책의 지역적 실험’”이라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성공한 정책을 중앙정부가 채택하면 효율적으로 국가와 지자체가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IFA U-20 월드컵 개최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이 부시장은 “우리 시가 이렇게 큰 대회를 유치하고, 훌륭하게 대회를 치르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보이지 않는 곳 애쓰시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부시장은 취임식에서 “공직자는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며 ‘시민 중심 행정’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 부시장은 인터뷰에서 ‘시민 중심 행정’을 재차 강조했다.
 
“‘이 정도면 시민들이 좋아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정책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공직자들이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기업은 제품을 못 팔면 망합니다. 공직자들도 ‘우리 정책을 팔지 못하면 시민에게 버림받는다’는 생각으로 시민의 뜻을 반영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부시장은 또 “미래 도시는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스마트시티’가 돼야 한다”며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진정한 대의 민주주의가 가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민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찾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63년생인 이 부시장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후 영국 버밍엄대학교 도시·지역개발학 석사 학위, 서울시립대학교 도시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제35회 행정고시 합격 후 이듬해 지방사무관으로 임용돼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경기도 문화정책과장, 주싱가포르 대한민국대사관 주재관, 양주시 부시장, 경기도 정책기획심의관, 황해경제자유구역청 투자유치 본부장, 경기도 평생교육국장·기획행정실장, 성남시 부시장, 부천시 부시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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