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A고 급식자재 납품사고 한달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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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A고 급식자재 납품사고 한달째....
  • 전철규 기자
  • 승인 2010.08.0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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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판정서가 엄연히 있는데 3등급 육우를 2등급으로 모르고 납품받았다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 무상급식도 친환경으로 한다는데 유상급식이 이렇게 투명하지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경기도 용인 A고등학교는 급식재료로 납품받은 쇠고기의 '등급 둔갑' 문제로 한 달 넘게 시끄럽다.

사건의 발단은 이 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산하 급식소위원회가 지난 6월 17일 학교급식으로 납품되는 쇠고기 등급 오류를 직접 확인하면서 시작됐다.

급식소위 학교운영위원과 급식모니터 요원 등 학부모 6명은 육류 납품업체를 방문해 실태를 확인하던 중 이 업체가 납품하는 쇠고기 등급이 육우 3등급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눈을 의심했다.

6월 7일부터 20일까지 A고교가 업체에 보낸 급식재료 발주서에는 쇠고기가 국내산 육우 2등급으로 명시돼 있으나 이 업체 사장은 "우리 회사는 육우 3등급만 취급하고 A고교에도 분명 3등급을 납품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학부모들을 더욱 실망시킨 것은 학교 측의 태도였다.

A고 한 학부모 운영위원은 "학교 측은 사과는커녕 '겨우 네 번 납품 실수한 것을 가지고 일부 운영위원이 문제 삼고 있다'거나 '못 먹을 것을 준 것도 아니다'고 대응해 학부모들의 분노를 샀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진정에 따라 A고를 기강 감사한 도교육청은 식자재 검수과정의 단순 착오였다며 교장과 행정실장, 영양사에게 각각 주의, 경고 조치를 내렸다.

학부모 측은 "해당 업체가 A고뿐 아니라 다른 학교도 납품하고 있을 텐데 교육당국이 사안의 심각성을 무시하고 영양사의 단순 실수로 덮어두려는 게 너무 화가 난다"며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도교육청과 학교 측은 그러나 "영양사의 단순한 실수인데 학부모들의 문제 제기가 지나친 감이 있다"며 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다른 학교에서도 급식자재 부정 납품 사실이 위생당국에 적발되면서 친환경 급식 확대를 앞둔 시점에 급식 질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난 5~7월 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가 학교 급식용으로 공급된 한우를 표본 검사할 결과 안양 B초등학교와 여주 C중에 납품된 한우 고기가 실제로는 한우와 젖소를 갈아서 만든 가짜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 업체의 가짜 한우 제조와 납품 경로 등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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