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는 17일 6.2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후 처음으로 경기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초청, 정책협의회를 열어 수도권정비법과 지방행정 개편 등의 부당성을 알리고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정책협의회에서 "제가 도지사를 하면서 지방자치라고 말은 하지만 거의 유명무실하다고 느꼈다"며 "수도권.팔당.최전방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이 많다. 홍콩, 싱가포르보다 큰 어마어마한 저력을 가진 지자체를 묶어두고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표류하는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사업을 예로 들며 "국방부-이대 양자가 감정평가기관을 정해 공개적으로 평가한 평균액이 677억인데 국방부는 1천억원 이상 더 내라고 한다"라며 "규제 때문에 대학 한 곳 없는 경기 북부에 이대가 자기 돈 수천억 들여 학교 짓겠다는데 국가와 국방부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이런 식으로 훼방 놓을 수 있는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지방행정 개편에 대해 "당에서 지자체장 이야기 들어야 한다. 전국 19곳 흔들어서 마창진 하나 통합됐다. 선거에서 경남지사도 잃었다"라고 비판하면서 "가능한 이야기라면 해 보겠지만 안 되는 이야기 갖고 힘을 빼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지방지차위원장인 정진섭(광주) 의원은 "가야 할 길이 험난한 때일수록 도와 한나라당이 하나가 돼서 가야 하는데 오늘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 입법 저지에 노력해 달라는 (김 지사의) 말에 깜짝 놀랐다. 도와 정부가 다른 길을 가는 데 걱정이 있다"라며 반론을 펴기도 했다.
또 백성운(일산 동구) 의원은 고양 한류월드에 숙박시설을 짓는 문제를 꺼냈고 신영수(성남 수정구) 의원은 "경기도를 단순하게 서울의 외곽 지역으로 인식하는 수도권의 개념을 없애고 현실에 맞게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도내 51개 지역구 국회의원 가운데 원유철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과 남경필, 백성운, 신영수, 이화수, 김학용, 정진섭, 김태원, 김영우, 김성회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0명만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