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청사ㆍ자질 논란 단체장 희비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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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청사ㆍ자질 논란 단체장 희비 갈려
  • 김민준 객원기자
  • 승인 2010.06.0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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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 개표 결과 '호화 청사'를 신축했거나 추진했던 단체장들이 대거 자리에서 밀려났지만, 자질을 의심받아온 일부 단체장은 재선에 성공해 희비가 엇갈렸다.

4일 개표 결과에 따르면 '호화 청사'로 구설에 올랐던 이대엽 성남시장은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했으나 3위로 낙선했다.

호화 청사 신축 구상을 발표했다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던 이필운 안양시장도 민주당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대엽 시장은 3천222억원을 들여 분당구 여수동에 지하 2층, 지상 9층, 연면적 7만5천611㎡ 규모의 청사를 지어 호화 청사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필운 시장은 100층짜리 복합건물을 신축해 행정청사, 비즈니스센터, 호텔, 문화공간 등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가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4월 서울 이태원에 지하 5층, 지상 10층, 연면적 5만9천177㎡ 규모로 새 청사를 준공한 박장규 서울 용산구청장은 3선 임기를 마쳐 출마하지 못했고 2005년 8월 지하 2층, 지상 16층짜리 문화복지행정타운을 건립한 이정문 전 용인시장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모두 공천을 받지 못해 출마를 포기했다.

호화 청사 논란을 피하려고 기존 청사를 리모델링하고 일부를 증축해 사용하기로 했던 이영수 인천 남구청장도 청사 징크스를 피해 가지 못하고 낙선했다.

이 구청장은 용역 결과 신축에 1천65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자 662억원을 들여 구청 옆 스포츠센터 건물을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1만5천596㎡ 규모로 증축해 사용할 계획이었다.

반면 각종 구설에 오르며 자질을 의심받은 일부 단체장은 이번 선거에서 당선돼 대조를 이뤘다.

관사를 아파트로 옮긴 후 자신의 취미생활인 색소폰 연주를 위해 예산 750만원을 들여 방음부스를 설치했다가 시민으로부터 거센 반발에 직면했던 이광준 춘천시장은 5명의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자신의 딸을 지방별정직 공무원에 특채했다는 비난을 받은 정호조 강원 철원군수도 당선됐고, 군의원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불법으로 판매하는 곰 고기를 군의원과 공무원들에게 접대했던 유영훈 충북 진천군수도 재선에 성공했다.

최근 감사원의 지방토착비리 감사에 적발된 권영택 경북 영양군수 역시 한나라당에서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권 군수는 자신이 예전에 경영하던 건설사의 대주주로 있으면서 해당 업체에 공사를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신현국 문경시장 당선자도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신 당선자는 2006년 지방선거 때 당선되고 나서 같은 해 11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자 측근에게 변호사비 3억원을 대신 내도록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박완기 사무처장은 "호화청사 문제는 예산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부각되면서 당 공천이나 유권자들이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그러나 농촌과 중소도시에서는 후보의 자질보다는 지연, 혈연, 학연 등이 선택의 기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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