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계순 반찬가게 ‘칠보꽃밥상’ 대표.."꽃 보다 아름다운것은 우리들의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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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계순 반찬가게 ‘칠보꽃밥상’ 대표.."꽃 보다 아름다운것은 우리들의 밥상이다"
  • 이해용 기자
  • 승인 2015.02.04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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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밥상 또한 꽃보다 아름답다.
이계순 반찬가게 ‘칠보꽃밥상’ 대표ⓒ경기타임스

꽃보다 아름다운밥상....건강한 밥상...과연 있을까?

수원 칠보산 자락에 반찬가게 ‘칠보꽃밥상’이 1월24일 문을 열었다. 이 가게는 반찬을 만드는데 친환경재료다. 왜 친환경재료냐...칠보산 자락 마을의 농산물을 사용하기때문이다. 그래서 ‘친환경 & 로컬푸드 반찬가게’라다.

또한 칠보꽃밥상은 협동조합이이기도하다. 그냥 개인이 하는 가게가 아니다. 그리고 체인점도 아니다. 그래서 회사가 아니다. 마을주민들이 힘을 모아 만든 ‘협동조합’이다. 이곳에서는 반찬을 만들어 팔면서도 건강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도 펼칠 계획도 갖고 있는 꽃보다 아름다운 밥상의 반찬가게다.

‘오늘 저녁 반찬은 뭘로 하지?’ 주부라면 한번쯤 고민해 보셨을 텐데요. 주부들만이 아니라 혼자 사는 처녀 총각들도 마찬가지겠죠? 해 먹자니 번거롭고 사 먹자니 믿을 만한 반찬가게를 찾기가 쉽지는 않고, 이래저래 고민인 거죠. 그러나 고민은 잠시다. 칠보꽃밥상에 오면 내가 반찬으로 고민했지라는 생각을 잊게 해준다고 말하는 이계순 반찬가게 ‘칠보꽃밥상’ 대표.

이계순 반찬가게 ‘칠보꽃밥상’ⓒ경기타임스

이대표는 칠보꽃밥상에 대해 설명하자면 좀 길어요. 그래서 이계순 칠보꽃밥상 대표를 직접 만나기로 했지요. 3일 칠보꽃밥상을 찾아 점심을 같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밥은 칠보산 자락에서 직접 농사지은 무농약 쌀로 한 밥이었고 반찬 역시 믿을 만한 생협 제품으로 요리한 닭갈비볶음이었어요. 맛이요? 당근 끝내줬죠!

이 대표는 8년째 칠보산마을에 살고 있다.

아이들이 수원칠보산자유학교에 다닌다고 말하는 이대표. 그는 칠보농악도 하고, 칠보산마을신문도 만들고, 칠보문화놀이터도 운영하고 있어요. 엄청 바쁘다고 말한다.

이대표의 꽃보다 아름다운 ‘칠보꽃밥상’

그는 가끔 힘들 때 자목경로당에 들른답니다. 그러면 어르신들이 밥도 주고 술도 한잔 주시는데, 그럼 절로 힘이 난다나요?

마을에서 제법 유명하고 꽤나 바쁜 이 아줌마가, 요즘은 칠보꽃밥상을 차려 반찬과 음식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진 겁니다.

이대표는 손을잡고 한번 칠보꽃밥상에 대한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래요라며 함께 동행할까요?

■'칠보꽃밥상’ 이름이 참 예뻐요.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반찬가게 ‘칠보꽃밥상’ⓒ경기타임스

▶‘칠보꽃밥상’이라니까 많은 분들이 밥집으로 아셔요. 언젠가 밥집도 할 수 있겠지만 아직 밥집은 아니예요. 올해는 반찬가게를 오픈했습니다. 그렇다고 반찬가게만 하는 건 아니고, 반찬가게는 일부예요.

칠보꽃밥상은 ‘칠보산마을 건강한 먹을거리 공동체’로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 반찬, 장, 떡 등 가공식품을 만드는 것, 먹을거리와 관련한 강좌 및 체험 등 마을에서 먹을거리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건강한 마을을 만드는 협동조합입니다.

■취지가 참 좋군요. 어떻게 칠보꽃밥상이란 걸 하게 됐나요?

▶첫째로는 마을이 택지 개발되면서 논과 밭이 점점 사라지는 게 아쉬웠어요. 논과 밭이 그대로 있으면서 농사를 짓는 분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논과 밭에서 놀고 일하고 배우면 좋겠다, 논에서 마을사람들이 같이 농사지으면서 막걸리도 한잔하고 풍물도 치면서 관계 맺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지요.

둘째로는 아이를 수원칠보산자유학교에 보내면서 마을활동을 시작하고, 그것이 확장되면서 5년 전부터 마을에서 신문도 만들고, 칠보문화놀이터라는 문화공간도 운영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마을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을활동가들이 생기게 됐고, 이분들의 경제적인 기반이 고민이 됐습니다. 마을에서 활동하면서 경제적인 부분이 해결되면 좋겠다, 어른들이 마을에서 경제적 대안을 만들 수 있다면 취업, 실업 등 미래가 불안한 청년들, 나아가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란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을활동을 하면서 삶터와 일터가 분리되면 마을이 공동체성을 회복하는데 한계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삶터와 일터를 일치시키는 시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요.

이러한 고민 중에 수원시에서 마을만들기 일환으로 2013년 마을계획단 활동이 있었습니다. 당시 지역특성을 살리는 경제활동으로 친환경과 로컬푸드를 이용한 반찬가게를 사업 중 하나로 계획하게 됐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먹을거리 공동체를 만들게 됐어요.

■칠보꽃밥상의 가장 큰 특징이랄까? 자랑거리는 무엇인가요?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만든 협동조합이라는 게 가장 큰 자랑입니다. 초기 매장을 얻을 때와 시설투자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었어요. 주민들이 조합에 가입하면서 출자를 하고, 펀드를 모아주셔서 반찬가게를 오픈할 수 있었지요.

조합에 가입하는 이유는 내가 반찬을 사 먹고 이득을 얻기 위해서라기보다 이러한 활동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의미가 큰 거 같아요. 그래서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아울러 특징이라면, 작년에 칠보꽃밥상을 준비하면서 공동텃밭 ‘맑음터’를 운영했어요. 가족이 함께 참여해서 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함께 거두고 요리도 하고 그랬어요. 어떤 중학생은 동생들 데리고 호박구덩이를 파고, 어떤 소년은 구기자가 자라는 모습을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며 기뻐했어요. 구기자 소년의 엄마는 “아들의 재능을 발견한 거 같아요~” 그러면서 어린이농부학교에 아이가 다닐 수 있게 했답니다.

그리고 ‘칠보논놀이터’라는 논을 공동으로 운영했는데 논을 빌려주신 마을 어르신이 둠벙에 손수 물고기도 넣어주시고, 모내기, 김매기 때는 회원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알려주면서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서 좋다’시며 마음을 열어주셨어요. 그때 참 기뻤습니다.

그리고 자목경로당 어르신과 전통주를 함께 빚은 적이 있어요. 그때 이후로 친해져서 경로당 앞을 지날 때 꼭 밥을 챙겨주세요. 경로당에서 힐링하는 느낌은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은 모르실 거예요.

칠보꽃밥상에서는 농산물을 생산하고, 반찬을 만드는 것만큼 이런 활동과 관계맺음을 중요시해요. 가장 큰 특징이자 자랑거리라 할 수 있지요.(웃음)

■다른 반찬가게와 차이점이 있나요? 반드시 ‘칠보꽃밥상’에서 주문을 해 먹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칠보꽃밥상에서 만드는 음식은 친환경재료와 믿을 수 있는 로컬푸드(칠보산마을 농산물)로 만들어요. 물론 화학조미료는 넣지 않지요. 껍질째, 뿌리째, 씨앗까지 먹으면서 생명이 가진 에너지를 온전히 흡수할 수 있습니다.

수익은 마을에 환원하구요. 친환경농사를 지으면서 땅을 살립니다.

쿠키, 장, 효소, 반찬, 떡 만들기 등 다양한 재능이 모여 마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거예요.

그래서 칠보꽃밥상 조합원이 돼서 활동을 하고, 반찬을 사실 때 칠보꽃밥상에서 구입하시면, 저절로 건강한 마을을 만드는데 기여하게 되는 거지요.

■앞으로 특별한 운영 계획도 있을 것 같아요.

▶수익사업으로 반찬가게를 시작했어요. 반찬을 만들어 팔면서 마을에서 농사짓는 분들이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으시도록 말씀드리고 농산물을 구입하려고요.

그리고 먹을거리 공동체로서 당연히 공동텃밭과 논 활동을 하고, 수제맥주나 전통주 빚기, 장 담그기 체험은 물론 동아리도 꾸릴 계획입니다.

초창기라 재정적으로 많이 어려워요. 마을주민들의 힘으로 만들고, 수익을 마을에 환원하는 진정한 마을기업이 돼야죠. 그런 ‘마을기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합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조합원이 되려면 기본적으로는 출자를 해야 해요. 처음 가입할 때 1구좌(50,000원) 이상 출자해 주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반찬은 사 먹는 게 아니라 해 먹는 게 좋겠다는 것이 요즘 반찬가게를 운영하면서 드는 생각이에요. 특히 포장할 때 일회용품을 사용하면서 여러 가지로 마음이 불편합니다. 매출을 신경 쓰면서 많이 찾으시는 메뉴를 생각하다보니 육류가 많아질까봐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요.

칠보꽃밥상을 계획하면서 마을에 좋은 에너지가 가득하길 바랐던 첫 마음이 경제적,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한결같기를 바랍니다. 함께 지혜를 모아주실 분들이 많이 계시면 좋겠어요.

칠보꽃밥상: 칠보산 자락 LG빌리지 1단지아파트 앞 상가에 위치. 수원시 권선구 금곡로 73번길 71, 분산상가 1동 103호.

조합원 가입 및 구입 문의: 031-298-4321, 010-4214-7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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