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와의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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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와의 아름다운 동행
  • 전철규 기자
  • 승인 2010.05.17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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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교사의 가르침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는 스승의 날.
올해는 유난히도 교육계가 비리로 얼룩졌다. 이때문에 교단 분위기가 잔뜩 가라앉아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교사들은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있다. 이는 거대한 산처럼 제자들의 인생에 지표가 되기 위해서다.

  안산시 사동 명혜학교. 그곳은 어떤 학교인가? 명혜학교에서 아름다운 사제 동해을 밀착 해봤다.

◇장애인 제자의 지팡이 된 특수학교 교사

"영웅이에게 힘과 용기를 내라고 북돋워 준 일 밖에 없는 데 스승의 날 기념식에 함께 참석하게 돼 너무 기쁩니다."

지난 13일 경기도 안산시 사동 명혜학교(지체장애 특수학교) 교정에서 만난 김천우(52) 교사의 말이다.

김 교사는 "10년 만에 제자 김영웅(30)씨와 나란히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리는 기념식장에 들어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 교사가 영웅씨를 만난 것은 고3 담임을 맡은 1999년 2월.

김 교사는 영웅씨가 공부 잘하고 친구들과 사이도 좋은 모범학생이었다고 칭찬한다.

영웅씨는 뼈가 쉽게 휘어지고 부러지는 희귀 난치성질환인 '골형성부전증'으로 키 99.8㎝, 몸무게 20㎏의 2급 지체장애인.

하지만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미소가 아름다운 학생이었다고 김 교사는 회고했다.

영웅씨의 가슴 속에 김 교사는 존경받는 영원한 스승으로 남아 있다.

영웅씨는 3학년 때 가장 힘든 때가 있었다.

어린이날인 5일 같은 학교에 다니던 친한 친구가 장애 합병증으로 숨진 것이다.

영웅씨는 서로의 손과 발이 되어주던 단짝이 세상을 떠났다는 충격으로 많이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힘들어 좌절하기도 했다. 이때 김 교사의 따뜻한 손이 다시 그를 일으켜 세웠다는 것.

담임이면서 영어교사인 김 교사, 김 교사의 도움으로 영웅이는 어엿한 세상의 주인공이 됐다.

2001~2002년 한국작은키 모임 부회장을 지낸 영웅씨. 그는 2003년 한국골형성부전증 모임을 만들어 회장을 맡고 있다.

영웅씨는 대학에서 컴퓨터게임학과를 졸업하고 코스닥 등록업체에서 웹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김 교사는 "영웅이가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한다. 하지만 올바르게 자라 마음 뿌듯하다."라며 천사 웃음으로 활짝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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