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단원고 합동분향소...안산 올림픽기념관..."아들.딸 미안해"....지켜주지못해 미안해...눈물의 조문행렬
상태바
안산 단원고 합동분향소...안산 올림픽기념관..."아들.딸 미안해"....지켜주지못해 미안해...눈물의 조문행렬
  • 전철규 기자
  • 승인 2014.04.24 0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침몰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를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경기타임스

"사랑하는 아들·딸 미안해" 미안하다.

"어른들의 잘못으로"..."선배님. 후배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말을 되뇌며 눈물을 훔쳤다.

24일 아침.

안산 올림픽기념관.

여객선 침몰사고 9일째인 24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임시분향소'

침몰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를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조문객들이 헌화하며 오열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분향소를 채운 흐느낌도 커져만 가고 있다.

이곳에는 합동분양소가 마련되면서 가족단위 시민, 학생 등 어제 늦은 밤까지 1만3천여명이 조문이 이어졌다.

23일에 이어 오늘 이른 아침부터 분향소에는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출근길 직장인, 사업장 문을 잠시 닫고 달려온 자영업자 등 슬픔을 나누기 위한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뒤 '근조' 리본을 겉옷에 달고 한 줄로 고인들의 영정이 모셔진 분향소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는 '선배님. 후배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하는 아들 딸 미안해'라는 글귀가 적힌 조화 70여개가 늘어서 있었다.

체육관 한쪽 벽면에 마련된 대형제단 양쪽에 설치된 모니터 2대에서는 고인들의 사진과 이름이 반복해서 상영됐다.

조문객들은 한 손에 국화 한송이를 들고 조화와 모니터 앞을 지나 제단 앞에서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름을 하나하나 눈에 담고 묵념했다.

단원고 교복을 입은 선·후배도 삼삼오오 고개를 떨군 채 분향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친 단원고 1학년 한 남학생은 "뭐라 할 말이 없다. 사고 이후 뉴스로만 소식을 접하다가 엄마와 함께 분향소에 왔다"고 했다.

서로의 손을 꼭 붙잡고 온 1학년 여학생 3명은 "그냥 선배들 보러 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은 조문에 앞서 '언니 오빠들 너무 보고 싶어요. 꼭 살아서 웃는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글을 메모지에 적어 분향소 출입문에 붙였다.

한 유치원 교사는 "임시 분향소가 차려졌다는 뉴스를 보고 아이들을 먼저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왔다"고 했다.

상점을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남 일 같지 않아서 가게 문 열기전에 왔다"고 말했다.

합동분양가 차려진 23일에는 정부 관계자나 연예인 등 국내 유명인사를 비롯해 해외 및 종교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23일 오전 8시 30분 분향소를 찾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비통해서 할 말이 없다. 학생들을 책임진 장관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생겼다. 앞으로 피해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힌 뒤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도 오후 4시께 분향소를 찾아 애도했다.

탤런트 차인표, 신애라 부부도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다.

신애라씨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희생하신 분들을 위로하려고 빈소를 찾았다"며 "저희의 발길이 유족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 여객선 침몰사고 뉴스를 접하고 곧바로 비행기에 올라 한국을 방문한 태국 왓포사 스님 6명, 충남 공주시 신풍면에서 올라온 미리내성모성심수녀회 수녀 7명 등 국경과 종교를 초월한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일본 후지TV, NHK, TBS와 미국 CNN, AP, 프랑스 AFP 등 외신은 추모 열기를 각국에 보도했다.

경기도 합동대책본부는 임시합동분향소를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시민을 위해 누구나 추모글을 보낼 수 있는 휴대전화번호(010-9145-8879)를 준비했다.

23일 오후 10시 현재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2만2천여통이 도착했다. 메시지는 분향소에 마련된 모니터 화면을 통해 실시간 공개됐다.

하지만 이후 과부하로 휴대전화가 고장이 나면서 추모 메시지가 얼마나 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시민 조문행렬은 밤늦게까지 이어진 가운데 분향소 설치 첫날인 이날 오후 11시 30분 현재 조문객수는 1만3천여명을 기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