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최수열 지휘자와 슈트라우스의 마지막 교향시 ‘알프스 교향곡’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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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최수열 지휘자와 슈트라우스의 마지막 교향시 ‘알프스 교향곡’ 연주
  • 전수빈 기자
  • 승인 2023.05.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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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타임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5월 27일(토), 28일(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롯데콘서트홀에서 최수열의 지휘로 ‘경기필 마스터피스 시리즈 VII –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을 연주한다.

사진)경기필 슈트라우스 포스터ⓒ경기타임스
사진)경기필 슈트라우스 포스터ⓒ경기타임스

부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자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수석 객원지휘자로 활발히 활동 중인 지휘자 최수열은 경기필과 함께할 프로그램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골랐다. 알프스 교향곡은 슈트라우스가 어린 시절 알프스 가르미슈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작곡된 작품이다. 새벽부터 해질 때까지 알프스 산맥의 22개의 풍경을 담았다. 20대의 호른, 6대의 트럼펫, 6대의 트롬본, 글로켄슈필, 첼레스타, 오르간 등 100여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오르는 대규모 편성의 연주곡으로 바람소리를 만들어내는 윈드머신, 천둥소리를 표현하는 선더 시트, 카우벨 등 여러 종류의 특수 악기가 동원돼 자연의 음향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헝가리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1923-2006)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연주되는 1부의 첫 곡 리게티 ‘아트모스페르’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트모스페르’는 대기(大氣)라는 뜻처럼 마치 우주공간에 무수한 별들의 무리가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개별 선율을 촘촘하게 겹치면서 거대한 음향 층, 하나의 음향 덩어리를 형성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이 진행되는 5월 28일은 작곡가 리게티의 탄생일이기도 하다.

이어서 2022년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역대 최연소 우승자 ‘임윤찬’의 스승인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협연한다. 파가니니의 ‘카프리치오’의 주제를 사용해 라흐마니노프가 새로 편곡한 이 곡은 그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현란한 색채와 악마적 기교, 번뜩이는 재치로 가득 차있다. 복잡한 테크닉과 풍부한 관현악적 색채로 사랑받는 곡이지만 연주자들에게는 난곡으로 악명 높다. ‘강렬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선사하는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어떤 무대를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공연을 앞둔 최수열 지휘자는 “저는 국내에서 슈트라우스 음악을 가장 많이 연주한 지휘자 중 하나입니다. 경기필과 세 차례 연주할 기회가 있었는데 경기필이 슈트라우스를 잘 소화할 수 있는 악단이라고 생각해 이번 작품을 골랐습니다. 알프스 교향곡은 장르적으로는 교향시라서 쉼 없이 연주되는데 ‘하나의 흐름’ 이라는 점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과 연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의 음향’을 보여주는 알프스 교향곡을 후반부에 배치하고, ‘우주의 음향’을 느낄 수 있는 리게티의 아트모스페르를 전반부에 배치해 흥미로운 구성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모호하고도 소란스러운 음향 덩어리 이후에,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광시곡의 시작은 관객 여러분께 음악적 대조의 경험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지휘자 멘트

“저는 국내에서 슈트라우스 음악을 가장 많이 연주한 지휘자 중 하나일 겁니다. 슈트라우스 음악은 30분 안에 모든 걸 쏟아내는 천재적인 기질이 돋보이는데 직설적이고 자신감에 넘칩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기준 삼아, 나머지 두 작품의 선곡을 완성했습니다.

최근 경기필과 세 번에 걸쳐서 돈 후안, 돈키호테, 영웅의 생애를 작업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슈트라우스의 교향시들은 전 세계 오케스트라들이 입단오디션 때 빈번하게 요구하는 레퍼토리이기도 합니다. 모든 종류의 악기가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롭지만, 경기필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악단이라는 것이 리허설 과정에서 드러났고, 세 차례 연주를 통해 ‘경기필=슈트라우스를 잘 소화할 수 있는 악단’이라는 저만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죠.

저는 지휘자로 살면서 최대한 다양한 작품을 연주하기보다는, 제게 맞는 몇 명의 작곡가와 곡을 선별해 곱씹는 방법이 더 의미 있지 않나 생각해 왔습니다. 슈트라우스는 이미 제가 선별한 ‘평생 탐구하고 연주해야 작곡가들’의 리스트 안에 들어 있는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물론 저뿐만 아니라 많은 지휘자들이 중요한 관현악 레퍼토리로 슈트라우스를 꼽지만, 아마 단시간에 저만큼 이 작곡가에 올인(?)한 경우는 매우 드물 겁니다. 지금 일하고 있는 부산시향과 2017년부터 3년에 걸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전곡 사이클을 완주했고, 부지휘자로 일했던 서울시향과도 슈트라우스의 작품은 자주 무대에 올렸습니다. 객원지휘자로서 다른 악단에 갈 때 들고 가는 레퍼토리에도 슈트라우스는 빠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왜 이 작곡가에 꽂혔을까요? 교향시라는 장르를 가지고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농축된 내용을 담을 수 있는 어법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무엇보다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사용하는 기술인 그의 탁월한 관현악법에 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교향시들은 연주할 때마다 새롭고, 또 다시 도전해서 더 제대로 연주해야겠다는 승부욕을 줍니다. 이번 정기연주회에는 슈트라우스 교향시의 정점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알프스 교향곡을 경기필과 함께 연주하려 합니다.

약 50분의 시간 동안, 우리는 자연의 위대함과 또 그것에 투영된 삶의 다양한 장면들을 대편성 관현악을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교향곡이지만 장르적으로는 교향시인 이 작품은 쉼 없이 연주되는 ’하나의 흐름‘이라는 점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과 연관이 있습니다. 또한 ‘자연의 음향’을 보여주는 알프스 교향곡이 후반부에 배치될 경우, ‘우주의 음향’을 느낄 수 있는 리게티의 아트모스페르로 전반부를 시작하면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모호하고도 소란스러운 음향 덩어리 이후에,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광시곡의 시작은 관객 여러분께 명확한 음악적 대조의 경험을 드릴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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