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수원시 공무원 건강도 걱정, 하루빨리 종식되길 희망한다.
-방역 선진국 대한민국’ 찬사에, 지방공무원들의 땀과 노력이 있다.
[경기타임스 산수화기자단 공동취재] ‘코로나 OUT!’ ‘함께하면 코로나 OUT!’ ‘맛있게 드시고 조금만 더 힘내세요! 한라봉 1박스’
수원시 재난상황실 한 벽면은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로 한가득이었다. 시민들의 응원의 메시지를 가리키는 한준수 수원시 안전교통국 시민안전과장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여전히 한 과장의 얼굴에선 진한 고단함이 묻어나는 듯했다. 코로나19가 터지고 한 과장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이른바 지하 벙커(재난안전상황실, 수원시청 지하 1층에 있다)에서 생활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집에는 씻거나 옷을 갈아입으러 잠깐잠깐 들렀을 뿐이다.
그런 한 과장에게 수원시민들의 응원이야말로 큰 힘이 됐던 것이다.
한 과장과 함께, 김용덕 안전교통국장, 이원구 안전정책팀장이 코로나19 완전 종식을 다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한 과장을 23일 오후 안전교통국장실과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산수화기자단이 만났다.
- 코로나19로 수원시는 재난안전상황실에 대책본부를 설치, 공무원들이 24시간 비상근무를 하
고 있다. 코로나19 초기대응부터 현재까지 궁금하다. 일지를 공개할 수 있나?
직원들의 이름과 출퇴근 시각, 확진자의 세부적인 동선 등 개인정보가 다수 포함돼 있어 공개는 어렵다. 하지만 언제든 필요한 사항을 요청하면 성심성의껏 답변하겠다.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최대한 협조할 것을 약속드린다.
수원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재대본)가 만들어진 지난 1월 28일부터 현재까지 90일 가까이 매일 24시간 100여 명이 근무하며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 시 코로나19 재대본의 특징은 상황에 맞는 유연한 조직구성이다. 전 인류가 처음 겪는 신종 감염병이다. 그런 만큼 수원시는 재대본 구성에 있어 확정된 틀을 지양하고 필요할 때마다 ‘반(班)’을 추가하며 운영하고 있다.
‘마스크 대란’과 같이 예상치 못했던 상황들이 발생할 때마다 기존 ‘반’ 내에 소속된 ‘팀’을 추가하기보다는 책임있게 대처할 수 있는 ‘반’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대처해 왔다.
재대본이 구성된 1월에는 5개반으로 운영됐던 것이 4월 현재는 11개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일 근무인원도 34명에서 99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수원시 재대본뿐만 아니라 4개구 보건소에 22개반, 일일 274명이 투입되고 있다. 재난기본소득추진단 1,900여 명까지 포함 시 현재까지 총 3만2천명이 코로나19에 투입된 셈이다.
수원시 역사상 단일 재난상황에 가장 많은 공직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대응 초기부터 하루도 쉬지 못하는 직원들이 많다. 직원들의 건강도 걱정이다. 하루빨리 사태가 종식되길 희망한다.
코로나19 대응 초기에는 제대로 된 지침도 없이, 메르스 사태의 경험에 의존해 대응했다. 49명의 확진자 주택 내부 소독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 시 직원들이 전담했다.
각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는 5분도 입고 있기 힘든 레벨D 방호복을 하루 종일 입고, 속옷까지 땀으로 흠뻑 젖어가면서 시민 보건을 위해 대응해 왔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방역 선진국으로 찬사를 받는 바탕에는, 지방공무원들이 현장에서 흘린 땀과 노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 염태영 수원시장이 코로나19 대응 소식을 SNS로 알리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형인가?
시장님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숨김없는 투명한 소통’을 강조해 오셨다. 이번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서도 300보가 넘는 글을 올리신 것으로 알고 있다. 매일 관심있게 보고 있다.
특히 확진자 동선 정보공개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관심이 많다. 한편으로는 공직자 입장에서, 시민들에게 수원시 공무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고 있는 노력들을 알려주시는 것 같아 늘 고마운 마음을 느낀다.
- 수원시는 증상이 없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임시검사시설을 전국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첫날부터 현재까지 몇 명이 생활하고 있나?
지난 3월 11일 WHO의 팬데믹 선포 이후, 3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됐다. 교민들과 함께 해외 유학생들의 귀국 행렬이 늘어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없어 공항 검역대를 통과하는 무증상 입국자의 지역사회 감염 차단책 마련이 시급했다.
우리 시는 입국할 때는 증상이 없지만, 이후 증상이 나타나 ‘양성’ 판정을 받을 경우를 대비해, 양성 판정 받기 전까지 지역사회 접촉으로 인한 2~3차 감염을 차단하는 것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전국 최초 임시검사시설은 우리 시가 마련한 ‘수원형 해외 입국자 관리시스템’의 일환이다.
공항에서 수원콜밴을 타고 임시검사시설(선거연수원)에 하차, 입소해 검체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이 나올 경우 자택까지 수원시가 제공하는 차량으로 귀가해 2주간 자가격리하는 흐름이다.
현재까지 626명이 임시검사시설에 입소해 검체 검사를 실시했다. 이 중 확진자 4명이 나왔다. 무증상 확진자를 시민사회와 원천 차단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는 데 일조했다고 본다.
- 해외 입국자 가족의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관내 호텔과 협약을 체결하고 ‘안심숙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텔은 어디인가? 현재 몇 명이 생활하고 있나?
‘안심숙소’는, 모든 해외 입국자의 2주간 의무적 자가격리가 시행됨에 따라, 해외 입국자 홀로 자가격리를 위해 2주간 자택을 떠나 있어야 하는 가족들을 위한 호텔 숙박비 할인제도다. ‘수원형 해외 입국자 관리 시스템’의 하나다.
우리 시가 아이디어를 냈고, 수원시내 최고급 호텔 5개소가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다. 5개 호텔은 ▲밸류 하이엔드 ▲이비스 앰배서더 ▲노보텔 앰배서더 ▲코트야드 메리어트 ▲라마다 프라자호텔 등이다. 자가격리자 가족에게 2주 동안 적게는 40%, 많게는 70%까지 숙박료를 할인해주고 있다.
4월 19일 기준 63가구 105명이 이용했다. 할인료는 전액 호텔 측 부담이다.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자는 지역사회 화답의 모범사례라 생각한다.
- 코로나19로 임시생활시설에서 생활한 자가격리자가 ‘자가격리 기간 동안 살뜰히 챙겨줘 감사하다’는 편지를 수원시에 보냈다.
수원유스호스텔은 확진자의 가족과 밀접접촉자를 위한 ‘임시생활시설’이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2월 19일부터 설치, 운영되고 있다.
우리 시는 이곳에 2주간 머무르는 사람들을 위해 ▲TV, 노트북 등 편의시설 제공 ▲도시락·간식 제공 ▲1일 2회 건강체크 등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입소 후 퇴소한 분들이 간식과 감사편지를 보내오는 경우가 여러 건 있었다.
입소자 모두 몸과 마음이 건강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그분들의 마음을 열은 것이라 생각한다.
- 임시생활시설의 규칙이 궁금하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현재 임시생활시설 입소신청서 작성 시 생활수칙을 안내하고 있다.
생활수칙은 총 8가지로 ▲격리장소 외 출입금지 ▲독립된 공간에 혼자 생활하며 방문은 닫은 채로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 ▲진료 등 외출이 불가피할 경우 직원에게 연락 ▲생활시설 내 타인과 대화 등 접촉금지 ▲개인용품을 사용하고, 손 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발현 시 직원에게 연락 ▲진단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 시 시설 퇴소 ▲퇴소 후에도 지역사회 감염 예방을 위해 귀국 후 14일간 자가격리 준수 등이다.
모두 70명 입소했고, 62명 퇴소했다. 현재 8명이 머물고 있다.
- 수원시가 모든 시민에게 지난 4월 9일부터 1인당 10만원 씩 ‘수원형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그간 우리 시는 정부의 보통교부세 지원을 받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재정 운용이 가능한 ‘불교부단체’였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교부단체’로 전락해 자율적인 가용재원이 아주 열악한 실정이다. 재정 악화 상황 속에서도 우리 시는 시민의 안전과 생계가 최우선이라는 판단으로, ‘재난관리기금’ 등을 활용해 시민 1인당 10만원씩 드리는 ‘수원형 재난기본소득’ 1200여 억 원을 만들어 시민들께 지급하고 있다.
수원형 재난기본소득 지급 대상은 2020년 4월 2일(목) 0시 기준으로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수원시민을 대상으로 한다.
신청기간은 5월 29일까지다. 전체 신청기간 동안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다. 오프라인 신청의 경우 온라인 미신청자에 대해 4월 20일(월)부터 주소지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을 받고 있다.
재난기본소득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가급적 골목상권의 점포나, 전통시장에서 소비해 주시기를 당부드리고 싶다.
또한 우리 시는 재난기본소득이 어려운 시민들에게 쓰여질 수 있도록 ‘내 생애 첫 재난기본소득 기부운동’을 펼치고 있다. 수원이 서로를 위하고 돕는, 사람 중심의 따뜻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재난기본소득의 착한 기부 릴레이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당부드린다.
- ‘수원 안심카 선별진료소’가 큰 효과를 거두었다.
수원지역에서는 2월 24일부터 검체 채취자(진단검사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보건소별로 텐트형 선별진료소를 긴급히 추가 설치하며 대응했다. 하지만, 가파르게 증가하는 검체 채취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다. 더 빠른 검체 채취시설이 필요했다.
‘수원 안심카’는 기초지자체 최초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다. 차를 탄 채로 ‘문진 → 검진 → 검체 채취’ 과정을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기존 보건소·병원의 선별진료소는 진료에서 검사까지 최소 30분에서 최대 2시간까지 소요됐다. 하지만, 수원 안심카 선별진료소를 이용하면 모든 검사과정이 10분 내외로 단축되는 효과가 있어서 호응을 얻었다.
영통구에 위치한 수원체육문화센터 주차장에 설치해, 3월 9일부터 30일까지 22일간 운영했다. 총 137명에 대해 검체 채취와 진단검사 의뢰가 실시됐다.
이번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기록으로 남겨, 앞으로 새로운 신종 감염병 발생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