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가 특정 전통주 제조업체에 지역 브랜드쌀 사용권을 독점적으로 허용하자 기존 전통 막걸리 양조장들이 형평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8일 용인시와 막걸리 양조장에 따르면 용인시는 백암면 박곡리에 있는 경기무형문화재 12호 '옥로주' 제조업체 유천양주와 협력해 고품격 생막걸리와 저알코올 소주를 개발해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식품으로 육성하기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시는 이를 위해 용인 브랜드쌀 '백옥쌀' 상표 사용권을 주고 제조시설 개선과 용기.포장재.상표 개발에 올해 6천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용인지역 5개 전통 막걸리 제조업체 가운데 일부 업소가 반발하고 있다.
용인 백암면 성남용인탁주제조장은 "지난해 12월 백옥쌀을 사용해 '프리미엄 백옥막걸리'를 생산하게 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용인시에 제출하고 백옥쌀 브랜드 사용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며 "당시에는 지원계획이 없다고 해놓고 갑자기 특정업체를 선정 발표해 황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제조장 권혜숙 대표는 "옥로주는 전통소주의 맥을 잇고 있는 곳으로 탁주 제조면허를 받은 것이 고작 2년 전"이라며 "수십년 전통의 향토 막걸리 제조업체들을 제쳐두고 특정업체에만 브랜드 상표 사용권을 허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남용인탁주제조장은 1968년 탁주 제조면허를 받은 백암막걸리를 2006년 인수해 하루평균 19ℓ들이 100여 상자의 막걸리를 생산해 용인과 성남지역에 각각 '백암막걸리'와 '산성주' 상표로 판매하고 있다.
이 제조장은 용인시가 백옥쌀 브랜드 사용을 허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품질이 좋은 백옥쌀을 사용해 생탁주, 생동동주, 병막걸리 등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시 농축산과 관계자는 "최근의 막걸리 열풍과 별개로, 향토 대표식품 육성과 쌀 소비 촉진 차원에서 1년반 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라며 "자체 검토를 거쳐 옥로주를 지원대상으로 선정한 만큼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한 종목에 여러 업체가 사용권을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