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공기업 이색 기록 기네스북...바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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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공기업 이색 기록 기네스북...바가지
  • 경기타임스
  • 승인 2011.03.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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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기네스북 등재 신청을 대행해 온 유명 기록원이 자치단체와 기업으로부터 등록비 등을 최고 20배나 부풀려 받은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해당 지자체는 진기록을 기네스북에 등재해 목적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이 기록원이 요구하는 대로 아무런 확인도 없이 돈을 건네줘 결과적으로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4일 경찰과 기록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한국기네스협회가 '기네스 세계 레코드(Guinness World Records)'와 계약을 맺고 기네스북 등재를 대행해 왔으나 인증서를 남발하다 2001년 세계 기네스에 의해 직권으로 해산됐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한동안 기네스북에 등재하기 어려웠다.

개인이 직접 기네스 세계 레코드에 신청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국내 유일 기록인지조차 가려내기 어려워 통상 대행사를 통해 등재를 신청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찰에 구속된 김모(42)씨는 2005년 A기록원을 설립해 국내 이색기록을 모으기 시작했다.

기관과 개인의 등재 신청이 줄을 잇자 2008년부터 '기네스'라는 문구를 명함 등에 사용하며 등재 대행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각종 기록은 기네스 세계 레코드 심판관의 심사에 의해 기네스북 등재 여부가 가려지며, 부문에 따라 심사 기간이 천차만별이다. 때로는 심판관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설명을 듣는 조사 활동을 하기도 한다.

등재에는 일정액이 드는데, 심사 신청에 400파운드를 내야 하고 등재가 결정되면 등록비 4천 파운드를 추가로 내야 한다.

자치단체들은 마치 유행처럼 기네스북 등재에 열을 올렸다. 지역을 홍보하는데 이처럼 좋은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공기업과 사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A기록원을 찾았다.

자치단체가 신청한 기록은 세계에서 가장 큰 해시계, 옹기, 우체통 그리고 가장 높은 분수 등 다양했다.

A기록원은 인증서 수여식 등 갖가지 비용을 심사.등록비에 포함해 부풀렸지만 자치단체 4곳과 공.사기업 3곳은 아무런 의심이나 확인 절차 없이 A기록원이 요구하는대로 선뜻 1억원 안팎을 내줘 모두 5억원을 지불했다.

경찰은 "이번 수사과정에서 대부분 자치단체가 '어쨌든 기네스북에 등재되지 않았냐'며 등록비가 부풀려진 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 돈이었다면 꼼꼼히 살펴 등록비가 부풀려진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라며 "지역을 홍보하고 한국을 알리는 것도 좋지만 혈세를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A기록원 관계자는 "일부 사기업의 경우 심사.등록비 외에 추가되는 비용이 너무 많다고 지적해 직접 신청한 곳도 있다"며 "한 광역자치단체 담당자 역시 스스로 신청하겠다고 해 절차 등을 안내해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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