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독(解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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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解毒)
  • 정승진 동인당 한의원장
  • 승인 2011.02.1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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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음식에는 독소가 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독소는 모든 음식은 차거나 뜨겁거나 하는 기미(氣味)를 가지고 있어 한가지 음식을 장기간 복용하면 체내 균형을 깨뜨려서 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는 매일 주식으로 쌀을 먹는다. 쌀은 성질이 약간 달고 평하다 한다. 평하다는 것은 차지도 뜨겁지도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세계의 많은 민족들이 성질이 치우쳐 있지 않고 평화한 쌀을 주식으로 먹다. 성질이 평화하다는 것은 그만큼 한가지를 장기 복용해도 무리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평화한 가운데 약간의 찬 기운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밥을 먹고 체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쌀만(그럴수는 없겠지만 일체 어떤 반찬도 먹지 않는 다는 가정하에) 평생을 먹는다면 그 찬기운이 쌓여 뱃속이 냉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매일 반찬을 먹는다. 김치도 먹고 깍두기도 먹고 마늘이나 생강 고추양념이 첨가된 반찬도 먹는다. 또한 모든 반찬에는 소금이 들어있다. 소금은
장에도 간장에도 고추장에도 들어있다. 쌀의 성질이 아주 약간 차다면 소금이나 고추 마늘 생강 양파는 뜨거운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서로 궁합이 맞어 평생 쌀과 맛있는 반찬에 식사를 해도 성질이 찬기운과 뜨거운 기운이 조화를 이뤄 몸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은 100일동안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됐다. 일반인이 100일동안 마늘과 쑥만 먹으면 어떻게 될까?  마늘과 쑥의 뜨거운 성질 때문에 몸에 열이 나고 눈이 충혈되는 등 제반 열과다 증상이 생길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쌀에다 마늘이나 고추,소금을 먹는 것이다. 수천년 이어지는 경험을 통해 쌀만으로도 안되고 마늘만으로도 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생체리듬이 터득한 것이다.

얼마전 모 방송사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니 남미 아마존 정글에서 사는 동물의 생활사에 대해 보여 준 적이 있었다. 아마존강 열대우림에서 자생하는 식물은 성질이 맹렬해 독성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 곳에서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들은 독성을 해독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고 나름대로 각자의 동물들이 그 해독법을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동물은 절대 한 번에 한 가지 식물을 다량을 섭취하지 않는다.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 먹다보면 그 속에는 뜨거운 식물도 있고 차거운 식물도 있어 여러 가지가 섞여 중화가 되고 해독이 되는 것이다.

사슴이나 멧돼지는 1주일에 2-3차례 정도 질 좋은 황토가 쌓여 있는 곳에 가서 황토를 먹는다. 황토를 통해 해독하는 것이다. 황토는 성질이 약간 차므로 황토로 해독하는 동물은 평상시 뜨거운 식물을 다식하는 동물일것이다.

원숭이들은 원주민들이 불을 떼고 남은 숯을 먹어서 해독한다. 숯은 성질이 뜨겁다. 그래서 원숭이는 차가운 식물을 즐겨 먹어서 그 찬기운을 해독하기 위해 숯에 따뜻한 기운을 빌린 것이다.

세상에 모든 먹을 수 있는 것은 이처럼 해독제가 될 수 있다.  흙도 타고 남은 숯도 쌀도 소금도 조주가 삼라만상을 조금씩 다 다르게 펼쳐나서 서로가 서로에 단점을 막아 줘서 독소를 해독한다. 지금 밥상 위에 펼쳐있는 모든 음식들이 그래서 해독제가 되고 보약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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